[2018 여름 호] 축구로 아프리카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FC 말라위 프로젝트
  글쓴이 : 매거진팀     날짜 : 18-06-27 18:52     조회 :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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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아이들과미래재단





축구로 아프리카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FC 말라위 프로젝트



글|김용준 기자(매거진 리더십코리아)



지금 러시아에서는 4년마다 찾아오는 월드컵이 다시 개최되어 진행중이다. 평소 축구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초미의 관심사이다. 가장 원시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스포츠라는 의견도 있고, 현대 미디어 기술의 발전 및 고도의 마케팅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여하간 축구의 높은 인기를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축구는 국제 개발 협력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하다. 2000년 UN은 새천년개발목표(MDCs)를 발표하면서 스포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제사회 개발에 스포츠를 활용하는 방향(Sports for Development)을 적극 권고하였다. 공만 있으면 어디서든 활용 가능한 스포츠인 축구는 국제 개발 협력 분야에 있어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사업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아이들과미래재단에서 6년 째 진행 중인 ‘FC 말라위’ 프로젝트는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축구를 통해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돕는 현장의 목소리와 그들의 사회 혁신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 사무실을 찾아갔다.






# 아이들과미래재단에 관하여

Q. 아이들과미래재단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A. 아이들과미래재단은 2000년 3월 28일에 벤처기업가들의 출연으로 설립된 재단입니다. 처음에는 재단 단독으로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다 2004년 외국계 기업인 노키아(Nokia)와 ‘노키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업과의 협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2005년에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기업 사회공헌을 통해 아이들을 돕는 재단으로 거듭났습니다. 지금은 150개의 파트너 기업을 갖게 되었으며 연간 약 60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100,000명의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다른 재단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A. 저희는 우선 아이들에 대한 2차 지원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차적인 것이 의식주 해결 혹은 기본적 안전 보장, 아이들 학대 방지 등이라고 한다면, 저희는 일단 그런 부분은 해결된 아이들이 내일을 꿈꿀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장학금, 교육 지원, 환경 개선 사업이 많습니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에 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파트너십을 맺어 CSR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FC말라위는 말라위 주민들을 위한 축구팀?

Q. FC말라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A. 엄밀히 말해서 FC 말라위는 저희가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2011년에 지금은 퇴사하신 저희 재단 팀장님께서 입사 전 말라위를 여행하던 중 현지인들이 동네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축구 교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분은 이 활동의 가치를 알아보신 뒤, 개인이 아닌 조직의 힘으로 돕는 방향이 더욱 수월하겠다는 생각에 이후 재단에 합류하시고 재단 차원에서 관련된 물질, 재정적 지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들과미래재단에서 시작했다고 할 수는 없고, “현지에서 이미 진행중이던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가 맞아요.

그리고 사실 아프리카에 가보면 축구가 엄청 보편적이에요. 그래서 축구라는 아이템이 아프리카에선 딱히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닐지도 몰라요. 오히려 특별한 부분은 자발적으로 생긴 이 프로젝트 자체와 저희 직원의 발견이 결합된 스토리라고 할 수 있죠. 보통은 저희 같은 외국인이 들어가서 어떤 사업이 좋을지 탐색, 논의하고 시작하는게 일반적인데, 이 사업은 반대로 현지에서 시작한 사업을 더 발전시켜서 진행하게 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다른 단체보단 좀 독특하고 차별성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Q. FC 말라위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수행하고 있나요?

A. FC 말라위는 말라위 살리마 지역 10개 마을에 거주하는 2,000명 정도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축구를 통한 다양한 교육 사업을 제공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축구”를 통해 아동들을 운동장으로 모은 후, 장학생 지원/영양식 지원/여아 생리대 제작 수업 지원/유소년 축구대회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아동들의 신체적, 정서적 발달 및 학업 이수를 통한 차세대 리더 양성이라는 큰 목표를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 ‘축구’라는 단어에 담을 수 없는 FC 말라위의 가치

Q. 전 홈페이지를 보면서 축구 자체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축구는 수단이고, 결국 원래 재단에서 해오던 아이들의 자존감 증진 등이 더 주 목적이겠네요.

A. 단순히 축구를 한다는 것으로 표현될 수 없는게 많아요. 축구라는 게 보통 남자 어른들에게 허용되어 있는 것이고 축구장이라는 공간적인 여건도 한정적이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하기도 어렵고요. 하지만 축구라는 놀이 형식을 통해서 아이들이 규칙을 익힌다던지, 순서를 지키며 작은 아이들을 배려하는 법을 익힐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체육활동에서 여자 아이들은 배제되는 면이 많은데 여아들의 신체활동 여건도 마련할 수 있어요. 따라서 이 프로젝트에는 ‘축구를 한다’는 표현만으로 쉽게 유추하기 어려운 효과들이 많은 것 같아요. 더 나아가 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구단이 생기면 마을이 갖는 관심이 커요. 그 마을의 어른들도 관심을 갖고 아이들의 발전 방향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축구로 아이들의 미래를 바꾼다’라는 슬로건 너머에 갖게 되는 의미가 많아요.



Q. 후원자를 구단주로 부르는 것 같은데, 다른 후원자와 달리 특별한 점이 있나요?

A. 으레 아프리카 아동하면 떠오르는 어렵고 굶주린 이미지를 어필해서 단순 기부를 이끌어내는 것은 식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저희는 후원에 투자 개념을 적용해보기로 했어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투자로, 아이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을 투자 대비 이익으로 생각하게끔 하자는 차원이었죠. 이게 구단주라는 아이디어를 낸 배경입니다. 저희가 차별화한 부분은 후원자와 후원 대상 사이의 쌍방향적 관계입니다. 구단주가 얻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아이들이 잘 자라는 성장 과정을 보는 것이고 저희는 이런 부분을 구단주께 보고할 의무가 있어요. 반대로 구단주도 아이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나눠줘야 하는 역할이 있어요. 그래서 초기 구단주 모임에선 재능기부 형식으로 FC 말라위 캐릭터를 만들거나 사진 전시회를 열기도 했어요.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교류 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Q. FC 말라위는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협력관계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이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을까요?

A. 사업 수행을 하면서 초반엔 없던 다양한 액티비티가 생겼는데요. 그 과정에서 일부 구단 코치들은 왜 그런 활동을 해야 하는지 잘 공감을 못했던 경험이 있어요. 이를테면 아이들의 영양식지원이나 여아들 생리대 지원 같은 부분이요. 본인들에겐 축구 트레이닝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해서인지 저희가 그런 액티비티를 시작했을 때 약간의 갈등이 있었어요. 저 희는 이런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들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맹목적으로 우린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고 뭐가 다른지 보고 그 부분을 잘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거 같아요.




# 사회 혁신이 대단할 필요가 있나요? 나부터,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Q. FC말라위가 사회 혁신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희가 큰 변화를 이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혁신의 첫 걸음을 낸다고 생각하긴 해요. 저희와 달리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를 다뤄보지 못했던 현지 직원들과 파트너로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직접 가르쳐 주면서 IT에 대한 친숙함을 증진시키고 있어요. 그리고 말라위는 아직 가부장적인 질서가 강하고 여성의 역할을 한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는 현지 여성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부여하는데, 이런 것을 통해 마을 주민들이 기존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그 영향력이 작은 지역사회를 바꾼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단순히 청소 업무만을 도맡던 분들이 지금은 영양사 업무, 회계 처리, 구단 운영에 관한 모니터링 및 피드백 등 모든 과정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런 일을 맡기지 않았다면 스스로 이런 일을 잘한다는 것을 몰랐을 거예요. FC 말라위를 통해서 그 분들의 역량이 좀 더 발현될 수 있고 그분들이 일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자극이 되기도 해요. 이런 분위기가 마을에 바람직한 영향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성과에 대해 수치적으로 측정하기 보다는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주에게 현장의 변화를 계량하여 전달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본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그동안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발생한 성과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준비할 예정입니다.



Q. 개발 협력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사회 혁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저는 결과적으로 모든 일이 다 자기 만족을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변화의 과정에서 내가 느끼는 만족도 있지만 변화를 통해 타인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기도 하잖아요. 또한 지역이 행복하려면 나 먼저 행복한 게 맞습니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그 관점이 확장되면서 지역 전체가 행복해지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혁신은 일상 속 나의 행복을 위한 작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혁신이라는 단어가 거창하다는 이유로 벽을 세우고 볼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저희는 말라위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늘 크고 작은 변화의 기로에 놓이는데 선택은 개인차가 있잖아요. 그 때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넓어진 시야라고 생각합니다. 말라위 아이들이 저희가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일상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사회 혁신에 관련된 여러 활동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이 있다면?

A. 사회 혁신이 한국에서만 아니라 말라위에서도 행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면 기부자들의 성숙한 기부문화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 아닌가 합니다. 꼭 눈물을 자아내는 가슴 아픈 사진과 영상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밝게 웃는 아이들 뒤에 놓여진 열악한 생활 및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기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아동이 나도 못 먹는 돈까스를 먹어도 되느냐”, “가난한 아이가 왜 브랜드 롱코트를 바라느냐” 라는 식의 가난을 향한 이분법적인 잣대가 존재하는 한, 우마차 타고 스마트폰 든 아프리카의 현실 또한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아동의 가난한 모습을 소비하고 그 대가로 지갑을 여는 작금의 기부문화로는 한국도 말라위도 빈곤을 개선하여 사회 혁신으로 나아가는 길이 요원할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