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 호] 통일을 준비하는 사회적기업가, 조선청년 박요셉을 만나다
  글쓴이 : 매거진팀     날짜 : 18-06-27 20:59     조회 :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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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2 : 요벨 박요셉 대표 / 사진3 : 박요셉 대표가 그리는 Farm to table형 사업 모델




통일을 준비하는 사회적기업가, 조선청년 박요셉을 만나다



글|강창혁, 김윤정 기자(매거진 리더십코리아)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들로 인해 통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리 온 통일”로 불리는 북한이탈주민의 수도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통일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2018년 3월 기준 31,530명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시작된 대량 탈북은 지난 20년간 일정한 추이를 계속 유지해왔고, 이제 북한이탈주민은 한국에서 하나의 사회집단을 형성할 정도로 큰 규모를 이루었다. 때문에 집단 내 다양성도 늘어났는데,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탈북민은 하나의 특정한 정치적 이미지로 고착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사회정착을 도우며 통일을 준비하는 사회적 기업가를 소개한다. 북한이탈주민으로서 본인을 조선 청년이라 소개하는, 주식회사 요벨의 박요셉 대표이다. 그는 현재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사람이 함께 일하는 카페 ‘스페이스 요벨’을 운영하고 있다. 스페이스 요벨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기업은행의 사내카페에 1호점, 용인 수지구에 2호점을 두고 있다.




Q. 본인을 소개할 때 조선이라는 말을 쓰는 이유가 있나?

A. 북에서는 한국을 조선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조선을 북한이라고 한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가 있는 곳을 위주로 서로를 부르는 명칭을 보면서,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려면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본인을 조선청년이라 소개하고 있다.



Q. 창업의 첫 시작과 동기를 소개해달라.

A. 대학생 때 통일 관련된 프로젝트를 여러 개 시도해봤다. 탈북 대학생을 여러 기업 혹은 기관에 인턴으로 연결하는 ‘브릿지 메이커 프로젝트’, 한국사회에 통일인식을 고양시키는 ‘뮤직비디오 프로젝트’, ‘디아스포라 청년 포럼’ 등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은,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가능하지 않고 단순히 1회성 이벤트로 끝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했고, 눈을 돌린 곳이 비즈니스였다. 그 때 통일 이후 어떤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북쪽 땅에 필요한 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 둘을 합친 모델이 몬드라곤 협동조합 모델이라고 생각해서 협동 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기자 주) 몬드라곤 협동조합: 스페인 몬드라곤 도시의 협동조합. 세계 최대 규모의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257개 기업과 조합에서 7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일하고 있다. 스페인 기업 순위 7위에 해당하며,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여 협동조합의 대명사가 되었다.

Q. 왜 협동조합이었나?

A. 안창호 선생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그 분은 독립 운동을 특정한 영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교육, 계몽, 무장투쟁,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셨다. 통일 운동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며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첫 시도가 협동조합이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 사이에 평등한 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적 요소를 갖고 있고, 시장경제에 적용된 경제 조직이기 때문에 통일 이후 북한에 필요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요소를 모두 다 갖추고 있다고 봤다.



Q. 결과는 어땠나?

A. 아쉽게도 협동조합 시도는 6개월 만에 실패로 끝났다. 협동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했고,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했는데 둘 다 부족했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장기적 목표로 생각하고, 스타트업으로써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주식회사 모델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것이 지금하고 있는 주식회사 요벨이다.



Q. 주식회사 요벨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A. 현재 주로 매출을 내는 사업은 카페 사업이다. 기업은행에서 임대받은 서울 한남동과 용인 수지동의 사내 공간에서 북한이탈주민과 남한 사람이 함께 일하는 카페 공간을 4년 째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생태순환 농업 비즈니스를 시작하였고,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접근하고 있다.



Q. 카페 사업에서 친환경 농업으로 장기적인 사업을 계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첫째, 많은 사람들이 농업을 레드오션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친환경농업은 블루오션이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특히 북한은 친환경 농업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토지에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오염되지 않은 토지가 많다. 따라서 통일 이후 북한에서 시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이라고 봤다.

둘째로는, 대부분의 탈북민들은 농촌출신이다. 또한 탈북민들은 가족 해체를 경험하였고, 한국까지 오는 과정에 받은 상처들로 인해 상당한 외상 후 스트레스를 가지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카페 사업을 하며 깨달았다. 반면 농업은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경험해 본 분야이기 때문에 훨씬 더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고, 서비스업에 비해 감정노동의 수준도 약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Q. 친환경 농업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A. 농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 초기 자본과 인프라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 없이는 실패 위험이 큰 사업이다. 또한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도시와 따로 떨어져 있는 농촌에서 생활하려면 커뮤니티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팀을 이루어 시작하면서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친환경 농업인 이유는 공장식 대량생산 농업이 아니라, 친환경 소규모 농업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 등 선진국에서는 가축 한 마리가 만들어내는 분뇨를 계산하여 돼지 1마리당 390평의 농지가 있어야 축산을 할 수 있도록 한계를 설정해 놓았다. 반면에 한국은 그런 한계 없이 축산을 한다. 그렇게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이익을 내려다보니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가축들에게 다량의 항생제와 살충제를 투여하게 된다. 이렇게 땅을 해치고 사람을 해치는 농업이 아니라,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농업을 해보고 싶다. 이를 위해 경기도 포천에 3000평 규모의 농지를 임대 받아 작은 규모로 돼지, 닭 등 축산을 하고 여기서 나오는 분뇨는 바로 농지에 사용할 수 있는 생태순환 농업을 도입하고자 준비중에 있다. 이후에는 여기서 생산된 농산물과 고기를 바로 가공해서 판매할 수 있는 'Farm to table'형 레스토랑도 함께 준비중이다.



Q.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은?

A. ‘인간중심 디자인적 사고’(Human-centered design thinking)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디자인적 사고는,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부분에서 니즈를 발견하고 수많은 아이디어 중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선택해서 대입해 보고 고객이 만족할때까지 반복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해 보는 방법론이다. 공급자 중심의 탑다운 방식이 아니라 디자이너 관점으로 바닥에서 관찰하고,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활용가능한 것들을 본보기로 만들어 보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을 포착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축적된 성공적인 실험들을 모델화, 시스템화 시키는 과정이다. 이러한 디자인적 사고에 사람을 중심에 놓고 우리사회의 문제를 바라보는 자세를 가진 청년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인터뷰를 맺으며,

“최초의 북한이탈주민 창업가”, “제 1호 북한이탈주민 사회적기업가”등의 거창한 타이틀을 가진 그였지만, 기자들이 만난 박 대표는 매일매일 아이디어를 시도해보고, 여러 실패를 경험하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는 실험가였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에 사회의 소수자나 취약계층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통일을 준비하고 사업을 일구어가는 한 개인이 있을 뿐이었다. 흔하게 통용되는 사회의 ‘소수자’라는 이름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개개인의 잠재력과 다양성을 숨기고 있는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혁신에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도 포함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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