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 호] 공부해서 남 주는 곳, 드림터치포올
  글쓴이 : 매거진팀     날짜 : 18-06-27 21:25     조회 :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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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드림터치포올 최유강 대표




공부해서 남 주는 곳, 드림터치포올



글|최정민 기자(매거진 리더십코리아)


2006년, 한 한국 유학생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행정대학원)의 학생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모이는 명문대이지만 학생 대다수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유학생이 학생회장에 당선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거기다 한국 학생은 재학생 950명 중 3%에도 못 미치는 30명 정도였기 때문에, 국내 언론에서도 여기에 주목했다. 유학을 마치고 그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한 일은 국내 교육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최상의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봉사기관을 설립한 일이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약 900여 명의 봉사자들을 파견해 약 2,000여 명의 교육소외 청소년들을 돕고 있는 국내 비영리 교육 봉사 전문기관, 드림터치포올의 최유강 대표의 이야기이다.

드림터치포올은 국내 저소득층과 탈북민 학생들에게 집중된 기관이다. 구체적으로, 수혜 대상 학생들의 ‘학습기회’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에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득에 따른 계층별 교육격차는 기회 배분 차이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교육 기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학습기회’ 차이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즉, 같은 교육이 제공되더라도 저소득계층의 가정일수록 학교 안팎의 학습 기회가 낮고 자기 주도 학습 환경 등이 열악하여 학업 성취의 격차가 심화되는 것이다. 드림터치포올은 이 부분에 있어, 사회적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열악한 학습환경에 있는 중3~고3 아이들에게 최상의 학습환경을 제공한다. 매 학기 선발되는 교육봉사자, 드림티쳐는 1박 2일 트레이닝 캠프와 모의 강연 테스트 등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고 학기 중 방과 후 프로그램과, 방학 중 드림터치 써머-윈터스쿨을 통해 아이들의 학습을 돕게 된다. 드림터치포올은 특별히 탈북민 학생들을 위해 국내 최초 북한말 번역 앱 ‘글동무’를 개발했고, EBS 교육 방송 교재로도 사용되는 ‘Let’s touch Grammer’를 제작하기도 하는 등 탈북민 학생들의 언어정착에도 힘쓰고 있다.

드림터치포올의 혜택을 받은 학생들은 높은 학업성취율을 기록해오고 있다. 작년 은평구에 개소한 드림터치 센터 1기 학생 21명의 국어 전체평균은 13.2점, 수학은 10점, 영어는 8.1점 향상했다. 탈북민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 주관) 평균은 134.9점에서 174.3으로 39.4점이나 상승했다. 국제국립교육원 연구자료에 따른 일반 수업시수 당 레벨 향상점수는 평균 0.3점, 드림터치포올은 1.1점으로 0.8점이나 차이가 난다. 과연 드림터치포올이 제공하는 혁신적인 학업 성취율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가 유학을 마치자마자 한국에 돌아와 비영리 교육 봉사기관을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 은평구의 사무실에서 최유강 대표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드림터치포올이 향하는 시선


최유강 대표는 유학 기간 미국의 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 : TFA)를 연구했다. TFA는 미국 전역의 우수한 대학생들을 선발하여 2년간 빈민 지역의 공립 학교 교사로 봉사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국 최대규모의 비영리 교육단체이다. 빈민 지역의 아이들이 충분히 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하는 미국 공교육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는 교육 단체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유학 당시 TFA에 깊은 감명을 받고 TFA의 설립자인 웬디콥을 찾아가 약 5년 동안 활발한 파트너십 논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미국과 다른 한국의 교육정책 및 환경으로 이 모델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한국에 최적화된 모델로 드림터치포올을 만들게 되었다.



Q. 한국형 티치포아메리카로 불리기도 하지만 주안점이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

A. TFA는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을 뽑아서 정규학교의 정규수업에 들여보낸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사립학교에서도 대부분 교원자격증이 필요해 그 시스템을 도입하기가 어렵다. 또한 맥락 자체가 다른 점도 크다. 미국은 50개의 주가 각각 상이한 교육조항과 교육예산을 가지고 있어 지역 별 교사의 급여, 교육환경 등의 격차가 심하다. 따라서 빈민지역에도 균등한 교육의 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세금 일부가 교육예산으로 자동 배정되기 때문에, 미국보다 지역별 공립학교의 시설비용, 교사 급여 등 지역별 공교육 환경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입시를 위한 입시와 점차 심화되는 계층별 소득 격차 등 한국만의 문제가 있다. 한국 내 교육의 문제는 그 원인을 단순화시킬 수 없는, 다양한 변수가 얽혀 있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지만 그 속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회적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교육에서 소외되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드림터치포올은 그 아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Q. 한국의 교육은 ‘입시지옥’으로 유명하다. 드림터치포올이 제공하는 방과 후 교육은 결과적으로 교육 소외계층 아이들을 입시지옥에 편승시키는 것이 아닌가?

A. “입시지옥은 맞다. 그러나 대다수에게 지옥인 입시가, 누군가에게는 ‘꿈’이다.”
나 역시 수능 1세대였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수능 1세대. 학력고사에서부터 대학별 본고사, 제2외국어까지 삼수를 통해 수능의 변천 과정을 모두 겪어냈다. 우리나라의 입시는 문제가 많지만, 교육에 있어 입시만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어떤 기관은 입시 자체를 바꾸는 데 집중한다면 우리 기관은 바뀌는 과정에서 그 시간 동안 소외되는 아이들을 돕는데 집중하는 모델이다. 앞으로 입시는 바뀌어 나가야 하지만, 입시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때까지, 현 입시제도에서마저 방치된 교육 소외계층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을 돌보려 한다. 그래서 우리 타깃은 매우 한정적이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데, 대학을 갈 의지가 있는 학생들이다. 그래서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이 한정적이다.






#공부해서 남 주자 (Not for self)



Q. 드림터치포올의 교육 신조가 인상 깊다. ‘공부해서 남 주자’. 이런 철학을 세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수능 1세대였다. 대입의 실패로 삼수를 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가세가 기울었고 말 그대로 생계형 대학생이 되었다. 가까스로 대학에 입학해서 하루도 쉬지 않고 과외를 7개까지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다. 등록금이 없어 대학을 포기하려 했던 때마다, 교수님들이 돈을 모아 등록금을 내주셨다. 본인도 어려운데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서랍에 몰래 넣어준 친구도 있었다. 한 사람이 무너지려고 하는 그 타이밍에, 한 마디의 격려와 실질적 도움이, 위로의 존재가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대학 때 배웠다. ‘공부해서 남 주자’는 모교의 총장님이신 김영길 총장님께서 직접 내게 삶으로 보여주신 교육철학이다. 교수님과 친구들로부터 아무 조건 없이 받았던 사랑과 위로는 인생의 낙오자처럼 느껴졌던 나를 다시 일으키게 했다. 그리고 나처럼 힘들게 공부하는 그 누군가를 도와야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Q. 하지만 공부해서 남 주기에는, 드림터치포올에서 봉사가 꽤 많이 힘들기로 유명하다. 교통비 지원도 안 되고 왕복 4시간이나 걸리는 학교에 찾아가는 등 큰 헌신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많은 봉사자가 모여왔다. 이런 봉사자들을 지속적으로 모집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A. 나도 모르겠다(웃음) 감사할 따름이고 신기할 따름이다. 다만 나 역시도 경험했고, 내가 목격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아무런 조건 없이 가르쳐 주는 선생님을 보면서 어느 순간 마음속에 ‘감사’를 느껴가는 것이다. 그것은 놀라운 것이다. 드림터치포올의 교육 커리큘럼에는 ‘핵심인성요소 9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감사’가 있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감사'가 지적성장을 높이고 대인관계를 높이는 등 아이의 학습과 성장에 있어서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런데 감사 중 최고의 감사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마치 ‘선물’과 같은 감사이다. 이런 감사를 느낄 때 지적으로, 대인 관계적으로도 가장 크게 성장한다고 하는데, 우리 봉사자들이 그것을 목격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게 아닐까?



Q. 아이들의 높은 학업성취율도 그 영향이라고 생각하는가?

A. 외부적으로 봤을 때 우리 기관은 성적을 올려주고 대학을 보내주는 기관으로 보일 수 있으나, 우리는 우리 자신을 교육자가 아닌 ‘후견인’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학교나 가정 등 안전한 보호 울타리를 갖지 못하고, 사랑과 위로의 한 ‘마디'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사랑이다.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에 놓이지 못한 아이들은 공부하라는 말로 변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향한 아낌없는 사랑은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아이들은 서서히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에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이후 객관적으로 성적 향상의 결실을 맛보게 되고, 그러면서 점차 스스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회복한다.

이 모든 과정은 드림터치포올의 커리큘럼에 적용된 ‘핵심인성요소 9가지’에 따른 것이다. 우리는 세계적 심리학 및 인성교육 연구사례와 논문 등을 검토해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들을 체계화했다. 변화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끈기를 가르치는 그릿(Grit)등의 핵심인성요소는 결국 아이들의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은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단순히 좋은 성적을 얻고 일류대학에 진학하는 수단이 아닌,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의 힘을 훈련(discipline)하는 것이다. 모든 커리큘럼은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드림터치 핵심 인성교육 요소 9가지 소개 영상: https://dreamtouchforall.org/media/152)






#드림터치포올이 준비하는 먼저 온 미래



Q. 탈북민 학생들을 위해 어플도 만들고 교재도 만드는 그들의 학습지원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통일한국의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하시는가?

A. ‘통일한국의 교육’이라고 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우리는 교육기관이기에 통일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그룹 중 하나는 탈북민들이라는 것이다. 드림터치포올에서는 탈북민 학생들을 ‘먼저 온 미래’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가 현재의 탈북민들을 잘 격려하고 성숙하게 품어 줄 수 있어야, 미래 통일이 된 후에도 성숙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탈북민 학생들의 ‘언어’ 차이는 교육격차를 심화시키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다. 북한말 번역 앱인 ‘글동무’나 탈북민 학생용 교재, 탈북민 학생 대상 글짓기 백일장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그들의 언어 정착을 돕고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교육지원’을 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Q. 미래 통일이 된다면, 하나 된 한국에 맞는 교육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할까?

A. 통일 후 교육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관점’의 형성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다른 관점에 있던 두 집단의 사람들이 모였을 때, 한쪽에서 익숙한 것을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 반대편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 평화롭게 바라보고 양쪽의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 ‘글로벌 시티즌십’과 같은 상위개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용어여도 상관없다. 남과 북을 넘어서,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고 거시적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도록 ‘관점’형성을 돕는 상위개념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교육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다. 교육격차가 사회적 지위나 보상의 배분 등과 연결되는 사회구조 속에 살아가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불편하고, 문제의 원인이 되는 다양한 변수들을 이해하는 것도 복잡하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기에, 여기 복잡한 교육 문제 속에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차근차근 밟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저소득층 아이들과 탈북민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으로 그 꿈을 터치하는 최유강 대표와 드림터치포올. 그들이 만들어 내는 작은 변화는 반드시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지독히도 가난하고 외로웠던 그에게 건네 진 격려의 말 한마디가 그를 변화시킨 것처럼, 그의 ‘공부해서 남 주자’라는 비전에 동의한 900여 명의 봉사자들이 2,000여 명의 삶에 기꺼이 다가선 것처럼. 최유강 대표가 말하는 환경의 차이가 꿈의 차이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이 사회적·경제적 여건에 가로막히지 않는 사회는 멀지만 아주 조금씩 가까워져 오는 미래이다. 당신이 그 미래를 지지하기만 한다면.






[출처]
http://news.donga.com/3/all/20061009/8358713/1
https://www.kedi.re.kr/khome/main/research/selectPubForm.do?plNum0=11595
http://nexonhands.tistory.com/353
https://dreamtouchforall.org/media/152
https://www.dreamtouchforall.org/uploads/management/pdf/150/2016_드림터치포올_연차보고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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