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 호] (간절기) 사회혁신가가 말하는 사회혁신: MYSC 김정태 대표
  글쓴이 : 매거진팀     날짜 : 18-09-11 23:53     조회 :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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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MYSC 김정태 대표와 매거진 LK 기자들




사회혁신가가 말하는 사회혁신: MYSC 김정태 대표



글|강창혁 기자(매거진 리더십코리아)


여기, 사회적 가치를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혁신의 원천으로 보는 사회혁신 기업이 있다. 2011년 설립된 국내 최초 사회혁신 컨설팅, 임팩트 투자 회사인 MYSC(Merry Year Social Company, 이하 미스크)이다. 미스크는 7년밖에 안 된 신생기업이지만 그동안 만들어낸 성과는 엄청나다. 소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총 11건의 임팩트 투자 진행, 23개의 사회혁신 콘텐츠 출판 발행, 사회혁신/디자인씽킹 교육 참여자 1129명 등.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미스크는 그동안 노인, 장애인, 경단녀, 북한 이탈 주민 등 취약계층을 위한 투자에도 집중했다. 미스크가 투자한 요벨과 메자닌아이펙은 북한이탈주민 고용 및 사회정착을 돕고 있으며, 커피로스팅 전문업체 '커피지아'는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여름 사회혁신 관련 기사를 작성했던 리더십 매거진 기자들은 그동안 취재 과정에서 생겼던 크고 작은 질문들과 소셜벤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성수동에 위치한 미스크 사무실에서 김정태 대표와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Q.왜 사회혁신 분야를 ‘업’으로 선택했나?

A. 20대 중반 본인의 진로와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연한 계기에 ‘공공이익의 증진’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갖게 되었고, 이 비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곳이 UN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년간 UN에서 일하고 보니 어떠한 면에서는 기업의 비즈니스가 공공이익의 증진을 실현하는데 보다 더 큰 효율과 효과를 내는 툴(Tool)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2011년 그곳에서 나와 미스크를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 벌써 8년 차가 되었다.




Q.미스크가 주로 하는 사업은 어떤 것들인가?

A. 매출 비중을 보면 컨설팅이 60%, 정부와 하는 사업들이 20%다. 나머지 20%는 출판, 교육, 워크샵 등에서 발생한다.





Q.미스크에서 진행하는 임팩트 투자란 무엇인가?

A. 우리 업계에서는 ‘파이프라인’을 연결한다고 말하는데, 소셜 스타트업들을 성장시킴에 있어서 다음의 세 단계가 있다. 첫 단계는 법인이 설립된 초기 회사들을 대상으로 컨설턴트들이 개별 컨설팅을 진행하는 ‘인큐베이팅’이다. 이 단계에서는 가설을 세우고, 시제품에 대해 검증을 하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엑셀러레이팅'이다. 이 단계에서는 이미 검증된 제품의 매출을 어떻게 증대시킬 것인지, 그리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한다. 보통 ’엑셀러레이팅'단계에 관여하고, 우리 회사가 단독으로 진행하기보다는 미스크와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대기업들과 연합하여 조인트 모델을 만들거나, 계약을 맺게 하는 방식 등으로 진행한다. 그리고 이전 두 단계를 거친 기업들을 대상으로 임팩트 투자를 한다.





Q.미스크만이 가진 강점은 뭐라고 보나?

A. 대형은행이나 투자회사들에서 종종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딱히 투자할 만한 회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우리가 해결해 가고 있다. 우리는 1년에 보통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하는데, 지금까지 누적된 기업 수가 500개 이상이다. 이 데이터베이스가 우리가 보유한 가장 큰 강점이자 자산이다.





Q.흔히 소셜섹터는 시장경제시스템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종의 보완적인 시도라고들 생각한다. 그런데 미스크는 오히려 주류자본주의에서 일한다는 느낌을 준다.

A. 한국에서는 ‘사회적 기업’하는 순간,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우리가 투자하는 대상 중에는 인증 사회적 기업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의 시장 패러다임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사회적 가치를 결합하지 않고서는 생존과 지속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받게 되리라는 것이다. 우리가 컨설팅하는 기업의 80% 이상이 대기업이다. 우리가 컨설팅에서 집중하는 것은,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사회적 가치를 통해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Q.왜 사회적 가치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보나?

A. 첫째는 소비자가 변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단순히 소비행위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어떻게, 누구를 통해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관심을 둔다. 예컨대 우리는 같은 가격의 제품이라면 '농심'보다 '오뚜기' 제품을 더 선호한다. 이렇게 소비자의 선호가 바뀌게 되면 기업은 원치 않더라도 변화할 수밖에 없게 된다. 둘째는 기업 구성원들의 변화이다. 신입사원들은 단순히 월급만 많이 주는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지향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셋째는 투자자들이다. 상장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연기금 등의 기관투자자들은 투자할 때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 기업이 'ESG'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게 되고 이는 곧 주가에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소비자, 기업 구성원, 투자자들이 기업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Q.소셜 벤처 업계의 장애물은 뭐라고 보나?

A.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소셜 섹터를 단순히 ‘취약계층을 돕는 운동’ 정도로 협소하게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와 같은 인식들은 우리가 극복하고 설득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는 사회적 가치를 혁신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개정판으로 나온 ‘블루오션 시프트’라는 책에서 저자는 기업들에 사회적 가치가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소셜벤처는 대기업들에게는 일종의 선행지표가 될 수 있다. 대기업들은 리스크에 민감하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에 섣불리 뛰어들기 어렵다. 그런데 소셜벤처들을 통해 그 사업의 타당성이 검증되면 대기업도 이 흐름에 동참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얼마 전 아디다스는 2023년까지 모든 의류와 신발을 플라스틱병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아디다스가 이와 같은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를 먼저 시행했던 소셜벤처들과의 협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Q.내가 살기도 힘든데 무슨 사회혁신이냐, 혹은 그런다고 달라지겠냐는 냉소도 있다. 소셜섹터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중의 관심과 참여도 중요한데, 이런 냉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A. 미스크가 출판을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사회혁신 언어를 전파하기 위함이다. 언어가 퍼지지 않은 채 우리끼리 이야기해서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사회혁신 언어, 관련 내용을 담은 책, 자료들을 무상으로 배포하고 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디자인 씽킹’이라고 하면 비즈니스 하기도 바쁜데 무슨 디자인이냐는 오해를 많이 했다. 물론 지금은 혁신의 방법론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혁신 언어와 내용을 확산시키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Q.개인으로서, 미스크의 대표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A.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개인의 목표가 많은 시기가 있었는데, 그런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 그리고 목표가 더 명확해질수록 주변 사람들이 안보였다. 지금은 목표에 매진하는 기계적인 삶을 살고 싶지 않아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그래도 굳이 목표를 이야기하자면, 주변 사람들이 리더로 성장하고 자기의 꿈들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미스크 대표로서의 목표는, 사회적 가치의 추구와 재무적 이익이 상충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 당연히 재무적 이익도 따라온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맺는말

김정태 대표는 기업들의 사회적 가치 추구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그는 소비자와 사내 구성원들 그리고 투자자들의 변화를 전제로 이야기한다. 즉 변화의 주역은 기업의 오너들이 아니라 일반 대중인 것이다. 그런데 변화에는 불편함이 따른다. 이를테면 많은 카페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컵보다는 머그잔 사용을 권장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언제든 편하게 들고 나갈 수 있는 일회용 컵을 더 선호한다. 일상의 편안함을 계속 추구할 것인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변화를 요구할 것인가? 불편함의 비용보다 변화를 가치를 더 중요하게 받아들일 때 조금은 더 따뜻한 자본주의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